모처럼 눈쌓인 길을 처음엔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기분좋게 걸어갔지만 걸어가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시간이 지나갈수록 노출된 손이나 벌려진 공간사이로 들어오는 바람들로 인해 손이 너무나 시려웠다. 벙어리 장갑만 있어도 이렇게 고통스럽진 않았을텐데 저번 영하 13도때도 안얼었던 한강이 연일 계속된 추위와 올들어 가장추운 날씨에 기어코 얼어붙어 버렸다. 한창 젊은때야 몸에 열이 많아서 그런대로 버텼지만 이젠 열도 별로 안나서 추위에 유독 약한 몸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자크를 닫고 최대한 바람이 안들어오도록 막고 걸으니까 조금씩 땀이 나긴 했다. 집에선 너무 더워서 답답했는데 바깥은 너무나 추워서 몸이 폭싹 늙어버린 느낌이다. 눈길이라 걷기도 힘들고 그래도 돌아오는길은 바람이 등뒤쪽에서 불어서 그런지 그렇게 추운걸..